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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처음엔 돼지기름, 즉 라드(lard)를 보면 왠지 손이 가질 않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동물성 기름은 몸에 나쁘다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음식과 건강에 조금씩 관심을 갖다 보니, 무조건 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라드는 포화지방산 논란과 함께 수십 년간 오해를 받아왔지만, 최근 영양학 연구에서는 다른 시각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라드의 효능, 정말 몸에 좋은 걸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라드가 올리브오일과 비슷한 성분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성분을 들여다보면 그냥 흘려듣기 어렵습니다.

라드에는 올레산(oleic acid)이 상당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올레산이란 단일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으로,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알려진 성분입니다. 올리브오일을 심혈관 건강에 좋다고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올레산 덕분인데, 라드에도 이 성분이 들어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출처: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영양학 자료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비타민 D(vitamin D) 함량입니다. 비타민 D란 면역 기능 유지, 뼈 건강, 우울감 조절 등 여러 생리 기능에 관여하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햇볕을 많이 받은 환경에서 자란 돼지일수록 라드의 비타민 D 함량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인의 비타민 D 부족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는 상황에서 (출처: 질병관리청) 라드가 하나의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발연점(smoke point)이라는 개념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발연점이란 기름이 가열될 때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를 뜻하는데, 이 온도를 넘기면 기름이 산화되고 유해 물질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라드의 발연점은 약 190~200도 수준으로, 고온 조리인 튀김이나 볶음 요리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제도가 낮은 식물성 기름이 오히려 발연점이 낮은 경우도 있어, 기름 선택 기준이 단순히 식물성이냐 동물성이냐로만 나뉘지 않는다는 점을 제가 직접 공부하면서 새삼 깨달았습니다.

물론 라드를 건강에 무조건 좋은 기름으로 단정하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부분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라드에는 포화지방산(saturated fatty acid)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포화지방산이란 분자 구조상 탄소 결합이 모두 채워진 형태의 지방으로, 과다 섭취 시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특히 콜레스테롤이나 심혈관 건강을 관리 중인 분이라면 자주, 많은 양을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올레산(단일 불포화 지방산): 심혈관 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성분으로, 올리브오일과 공통으로 함유
  • 비타민 D: 지용성 비타민으로 면역·뼈 건강에 관여, 햇볕을 많이 받은 돼지에서 함량이 높아짐
  • 발연점 약 190~200도: 고온 볶음·튀김에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용 가능
  • 포화지방산 포함: 과다 섭취 시 LDL 콜레스테롤 상승 가능성 — 적정량 유지가 핵심
요약: 라드는 올레산·비타민 D 등 긍정적인 성분을 포함하지만, 포화지방산도 함께 들어 있어 적정량을 지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라드 활용법과 보관방법, 써보니 이렇습니다

라드는 몸에 나쁘다는 편견 때문에 오랫동안 시도조차 안 했는데, 막상 써보니 음식의 완성도가 달라지는 게 느껴졌습니다. 고소함이라는 표현이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라드로 볶은 달걀볶음밥과 식용유로 볶은 달걀볶음밥은 같은 재료를 써도 향이 다릅니다.

활용법 중에서 제가 가장 자주 쓰는 건 달걀볶음밥입니다. 팬에 라드를 녹이고 다진 대파를 먼저 볶아 향을 낸 다음, 달걀을 스크램블하듯 살짝 익혀 따로 빼두고, 찬밥을 넣어 풀어가며 볶습니다. 팬 가장자리에 간장 한 큰술을 둘러 살짝 눌린 향이 나게 한 뒤 밥과 섞고, 소금·후추로 마무리합니다. 기름이 넉넉한 게 맛의 핵심이지만, 과하면 느끼해지니 한 큰술 정도에서 조절하는 게 좋습니다.

묵은지볶음에 라드를 쓰면 맛이 훨씬 진해진다는 의견도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사실입니다. 묵은지 특유의 신맛이 라드의 고소함과 만나면 감칠맛이 한층 올라갑니다. 다진 마늘을 먼저 향을 내고, 묵은지를 중불에서 천천히 볶은 뒤 고춧가루와 설탕으로 간을 맞추고, 마지막에 들기름 한 바퀴를 두르면 됩니다.

직접 라드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정육점에서 돼지 비계를 구해 작게 썬 다음, 중약불에 천천히 가열하면 기름이 녹아 나옵니다. 남은 고형물은 건져내고 맑은 기름만 걸러내면 됩니다. 이렇게 만든 라드는 시판 제품보다 첨가물이 없어서 더 안심이 됩니다.

보관방법, 이것만 지키면 됩니다

라드의 산패(rancidification)를 막는 것이 보관의 핵심입니다. 산패란 기름이 공기·빛·열에 노출되어 산화되고 변질되는 현상으로, 산패된 기름은 냄새가 달라지고 몸에도 좋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한 달 이상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냉동 보관도 가능하고 이 경우에는 3개월 이상 유지됩니다.

사용할 때마다 깨끗한 숟가락으로 덜어내고 뚜껑을 바로 닫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냄새나 색이 평소와 달라졌다면 아깝더라도 버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라드를 너무 높은 온도에서 오래 가열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발연점을 크게 넘기면 산화 부산물이 생성될 수 있습니다.

요약: 라드는 달걀볶음밥·묵은지볶음 등에 소량 활용하면 풍미가 살고, 밀폐 냉장 보관으로 산패를 방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라드 먹으면 콜레스테롤 오르지 않나요?

A. 라드에 포화지방산이 포함된 건 사실이고, 과다 섭취 시 LDL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반면 라드에는 올레산처럼 심혈관에 긍정적인 단일 불포화 지방산도 들어 있습니다. 결국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먹느냐가 관건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이미 관리 중이라면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Q. 라드는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A. 가장 쉬운 방법은 정육점에서 돼지 비계를 구입해 직접 만드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무첨가·무정제 라드 제품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판매되고 있어 접근성이 높아졌습니다. 직접 만들면 첨가물 없이 쓸 수 있어 더 안심된다는 의견도 있는데, 저도 직접 만들어 쓰는 편을 선호합니다.

 

Q. 라드는 얼마나 자주 써도 되나요?

A. 매일 대량으로 쓰는 것보다는 필요한 요리에 소량씩 활용하는 방식이 적절하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전체 식단에서 지방의 종류와 양을 균형 있게 조절하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라드만 고집하기보다 올리브오일, 들기름 등 다른 지방원과 번갈아 가며 쓰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Q. 라드가 산패됐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산패된 라드는 특유의 쿰쿰하거나 역한 냄새가 나고, 색이 노랗게 변하거나 탁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와 냄새나 색이 다르다고 느껴진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밀폐 냉장 보관을 기본으로 하고, 개봉 후에는 한 달 이내에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는 편입니다.

 

결론

라드는 한때 건강의 적처럼 여겨졌지만, 제가 성분을 직접 찾아보고 써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올레산과 비타민 D라는 긍정적인 성분을 가지고 있는 반면, 포화지방산도 함께 들어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단정 짓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결국 얼마나 균형 있게 사용하느냐입니다.

라드를 처음 써보려는 분이라면 달걀볶음밥이나 묵은지볶음처럼 소량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보관은 밀폐 냉장이 기본이고, 냄새나 색이 달라지면 미련 없이 버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편견을 잠시 내려놓고 적정량을 지키면, 라드는 식탁에 꽤 쓸모 있는 전통 식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tdhv6hvogU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