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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봄 꽃게가 더 맛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습니다. 암꽃게의 노란 내장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가을 꽃게는 그냥 '그 다음'쯤으로 여겼던 거죠. 그런데 직접 가을 수꽃게를 쪄서 먹어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금어기가 풀리는 매년 9월 하순, 충남 서산 앞바다에서는 하루 한 척에 1.5톤씩 꽃게가 올라오고, 올해는 품질과 크기 모두 작년보다 좋아졌다고 합니다.

제철시기: 가을 수꽃게가 올라오는 이유
꽃게는 봄과 가을, 연 두 차례 제철을 맞습니다. 봄에는 암꽃게가 알과 내장을 가득 품어 인기를 끌고, 가을에는 수꽃게가 두꺼운 살집으로 주목받습니다. 이 시기에 수꽃게 살이 차오르는 이유는 동면 전 영양을 비축하는 생리적 특성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겨울을 나기 위해 몸에 에너지를 쌓는 과정이 사람 입장에서는 가장 맛있는 상태가 되는 셈입니다.
금어기(禁漁期)란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법적으로 어획을 금지하는 기간을 말합니다. 꽃게의 경우 여름철 두 달간 금어기를 운영하는데, 이 기간이 끝나고 9월 하순부터 본격적인 조업이 재개됩니다. 금어기 동안 바다에서 충분히 자란 꽃게들이 한꺼번에 위판장에 쏟아지는 시기가 바로 지금입니다.
제가 직접 시장에서 사 와서 쪄봤을 때 느낀 건데, 가을 수꽃게는 살이 게딱지 구석구석까지 빈틈없이 차 있습니다. 봄 암꽃게처럼 내장이 화려하진 않아도 순수하게 살만으로 승부하는 맛이 있습니다. 담백하면서도 달큰한 감칠맛이 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맛이 양념 없이 먹기에는 오히려 더 낫다고 봅니다.
올해는 단단한 껍데기를 가진 꽃게 비율이 높고, 껍데기가 무른 연각(軟殼) 개체가 적다는 현장 중매인들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연각이란 탈피 직후 껍데기가 굳지 않은 상태의 꽃게를 가리키는데, 이 상태에서는 살이 물러 상품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연각 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올해 가을 꽃게의 품질이 고르다는 뜻입니다.
가격도 살펴볼 만합니다. 유통업체 간 산지 거래처 경쟁이 붙으면서 올해 꽃게 100g당 소매가가 600원대로 내려갔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낮아진 수준입니다. 11월까지 제철이 이어지는 만큼 서두르지 않아도 충분히 맛볼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가을 수꽃게 제철: 9월 하순~11월 (금어기 해제 후)
- 연각(탈피 직후 무른 껍데기) 비율이 낮을수록 살이 충실하고 품질 우수
- 올해 소매가 100g당 600원대, 지난해보다 하락
- 11월까지 살이 더 차오르며 제철 지속 예정
영양성분과 고르는법: 맛있게 먹으려면 뭘 봐야 할까
꽃게가 그냥 맛있는 해산물이라고만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영양 면에서도 꽤 신경 쓰게 되는 식재료라고 봅니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이 적어 칼로리 부담이 낮은 편인데, 이건 단순한 인상이 아니라 실제 식품영양 데이터로 확인이 됩니다. 출처: 식품안전나라(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꽃게 100g당 단백질은 약 14~16g 수준으로, 닭가슴살과 비슷한 수준의 고단백 식품입니다.
특히 타우린(taurine) 함량이 눈에 띕니다. 타우린이란 황을 함유한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체내 삼투압 조절과 담즙산 합성 등 여러 생리 기능에 관여하는 성분입니다. 피로 회복 음료에 자주 등장하는 성분이라 이름은 익숙하실 텐데, 꽃게에 자연 상태로 들어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다만 타우린이 피로 회복에 직접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것보다는, 정상적인 신체 기능 유지에 필요한 성분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칼슘과 인(燐) 같은 무기질도 주목할 만합니다. 인이란 칼슘과 함께 뼈와 치아를 구성하는 주요 미네랄로, 체내 에너지 대사에도 관여합니다. 또한 아연(zinc)과 셀레늄(selenium) 같은 미량 원소도 함유되어 있어, 제철에 몇 차례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영양 보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출처: NHS(영국 국가보건서비스)도 갑각류를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고르는 법에 대해서는 "무거운 게 좋다"는 말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반만 맞습니다. 무게도 중요하지만 배 부분을 눌렀을 때 단단하게 저항감이 느껴지는 것이 살이 꽉 찬 꽃게입니다. 배딱지(복갑) 색이 선명한 흰색에 가까울수록 신선도가 높고, 다리 관절이 흐물거리지 않고 탄력이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껍데기를 눌렀을 때 물렁물렁한 느낌이 나면 앞서 언급한 연각일 가능성이 높으니 피하는 것이 낫습니다.
한 가지 꼭 짚고 싶은 건, 게장이나 양념 꽃게처럼 조리된 형태로 먹을 때입니다. 저도 양념게장을 좋아하지만, 나트륨 함량이 상당히 높아지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신장 기능이 걱정되는 분이라면 찐 꽃게로 먹는 쪽이 훨씬 낫습니다. 또한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타우린이나 단백질 함량과 무관하게 섭취를 피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을 꽃게 제철이 정확히 언제인가요?
A. 금어기가 해제되는 9월 하순부터 11월까지가 가을 꽃게 제철입니다. 이 시기 수꽃게는 동면 전 영양을 비축하면서 살이 가장 충실하게 오릅니다. 추석 이후로 갈수록 살이 더 차오른다는 시각도 있어, 10월 중순 이후를 최성기로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Q. 봄 꽃게랑 가을 꽃게 중 뭐가 더 맛있나요?
A. 봄에는 암꽃게의 알과 내장을 선호하는 분들이 많고, 가을에는 수꽃게 살맛을 더 좋게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제가 직접 양쪽을 다 먹어본 결과, 찜이나 탕처럼 살을 즐기는 요리에서는 가을 수꽃게가 낫다고 느꼈습니다.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더 낫다기보다는 즐기는 방식에 따라 취향이 갈리는 것으로 봅니다.
Q. 꽃게 살이 꽉 찼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배딱지(복갑)를 손가락으로 눌러봤을 때 단단하게 저항감이 느껴지면 살이 찬 것입니다. 껍데기가 물렁거리는 연각 상태라면 살이 부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리 관절이 탄력 있고 냄새가 깔끔한지도 함께 확인하면 좋습니다.
Q. 꽃게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이 있나요?
A.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또한 게장이나 양념 꽃게처럼 염도가 높은 조리법은 나트륨 섭취량이 크게 늘어나므로, 신장 질환이나 고혈압이 있는 분은 찐 꽃게로 드시는 편이 낫습니다. 통풍(gouty arthritis) 환자의 경우 퓨린 함량을 고려해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Q. 꽃게 찔 때 팁이 있나요?
A. 꽃게를 찔 때 배딱지가 위로 가도록 뒤집어서 찌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내장과 수분이 아래로 빠지지 않고 살 안에 머물러 촉촉한 식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제 경험상 15~20분 정도 강불로 쪄내면 살이 딱 적당하게 익고, 집 안에 퍼지는 고소한 냄새가 가을 기분을 제대로 냅니다.
결론
저는 해마다 이맘때면 반사적으로 시장 수산물 코너를 기웃거리게 됩니다. 가을 꽃게가 눈에 띄면 일단 몇 마리 집어 드는 게 어느새 연례행사가 됐습니다. 올해는 품질이 예년보다 낫고 가격도 낮아졌다는 점에서, 제 경험상 지금이 딱 사기 좋은 타이밍으로 보입니다.
봄 암꽃게만 고집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가을 수꽃게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쪄서 드셔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별다른 양념 없이도 담백하고 달큰한 맛이 나는 찐 꽃게, 11월이 되기 전에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