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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자란 저한테 가을은 고등어 냄새와 함께 시작됩니다. 시장에서 사 온 고등어를 어머니가 소금 뿌려 굽기 시작하면, 온 집 안에 고소한 냄새가 퍼지곤 했습니다. 그때는 그게 왜 맛있는지 몰랐는데, 지금 돌아보면 가을이라는 계절이 고등어를 가장 맛있게 만들어주는 시기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와 함께, 고등어가 실제로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제가 알게 된 것들을 풀어보겠습니다.

가을 고등어가 유독 맛있는 이유 — 제철효능과 영양성분
솔직히 이건 어릴 때는 전혀 몰랐던 사실입니다. 가을 고등어가 특별히 맛있다는 건 그냥 막연히 느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고등어는 여름 내내 먹이를 충분히 먹으면서 몸에 지방을 축적합니다. 수온이 내려가는 9월 이후가 되면 겨울을 대비해 살이 더욱 오르고 지방 함량이 최고조에 달합니다. 이 시기의 고등어를 구우면 기름이 자작하게 나오면서 고소한 풍미가 살아나는 것이 바로 그 이유입니다.
이 지방 성분이 단순한 맛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을 고등어에는 오메가-3 지방산(Omega-3 Fatty Acid)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오메가-3 지방산이란 체내에서 스스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 불포화지방산을 말합니다. 이 오메가-3는 크게 EPA와 DHA 두 가지로 나뉩니다.
EPA(에이코사펜타엔산)는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혈관을 청소해주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제가 건강 검진에서 중성지방 수치가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로 고등어를 의식적으로 챙겨 먹기 시작했는데, 식습관 개선의 첫 발이 되었습니다.
DHA(도코사헥사엔산)는 뇌세포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 기억력과 집중력에 직접 관여합니다. 여기서 DHA란 뇌의 약 60%를 차지하는 지방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성분으로, 신경세포의 막을 유연하게 유지시켜 신호 전달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고등어를 자주 먹이는 데는 이런 근거가 있습니다. 제 어머니가 수험생이던 제게 유독 고등어를 자주 구워주셨는데, 어쩌면 그분 나름의 영양학이었던 것 같습니다.
셀레늄(Selenium)도 빠뜨릴 수 없는 성분입니다. 셀레늄이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미네랄로, 세포가 산화 스트레스로 손상되는 것을 막고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셀레늄은 갑상선 기능 유지와 DNA 손상 방어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NIH Office of Dietary Supplements).
가을 고등어의 주요 영양 성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EPA — 혈중 중성지방 억제 및 혈액순환 개선에 관여
- DHA — 뇌세포 구성 성분으로 기억력·집중력 지원
- 셀레늄 — 항산화·항암 효과, 면역력 강화
- 칼슘 — 골밀도 유지, 골다공증 예방에 기여
- 핵산(Nucleic Acid) — 세포 재생과 신진대사 촉진, 노화 억제에 관여
부산 시장에서 배운 조리법 — 맛있게 먹는 방법과 고르는 법
제가 직접 겪어보니 고등어는 재료 선택 단계부터 맛이 결정됩니다. 어머니 손을 잡고 자갈치 시장 근처 가게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눈으로 배운 것들이 있습니다. 고등어를 고를 때는 등 쪽의 물결 무늬를 먼저 봅니다. 국산 고등어는 무늬가 가늘고 청색에 가까우며, 수입산은 무늬가 굵고 청옥색 빛이 돕니다. 살을 손으로 살짝 눌렀을 때 탄력이 느껴지고, 표면에 청록색 광택이 살아 있는 것이 신선한 제품입니다.
구매 후 보관도 중요합니다. 내장을 제거하지 않은 채로 냉장고에 두면 빠르게 비린내가 올라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아가미와 내장을 제거하고 한 번 먹을 분량씩 나눠 비닐팩에 담아 냉동 보관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요리 전날 냉장 칸으로 옮겨 자연 해동하면 풍미가 덜 빠집니다.
구울 때는 조리 약 1시간 전에 미리 소금을 뿌려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소금이 삼투압 작용으로 수분을 끌어내면서 살이 단단해지고, 구웠을 때 기름이 자연스럽게 배어나와 고소한 맛이 훨씬 살아납니다. 이걸 모르고 그냥 굽다가 살이 물러지는 경험을 여러 번 한 뒤에야 깨달은 방법입니다.
고등어 조림을 할 때 무를 꼭 함께 넣는 것도 그냥 관습이 아닙니다. 무에 들어 있는 이소티오시아네이트(Isothiocyanate)라는 성분이 고등어 특유의 비린내를 중화시켜 줍니다. 여기서 이소티오시아네이트란 십자화과 채소에 다량 함유된 황 함유 화합물로, 항균 작용과 함께 생선 트리메틸아민 성분과 결합해 비린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거기에 무의 비타민 C와 소화 효소가 고등어의 단백질 흡수를 도와주니, 무와 고등어의 조합은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는 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영양학회의 식품 궁합 연구에서도 고등어와 무의 조합은 영양 보완 효과가 높은 식품 쌍으로 꼽힙니다(출처: 한국영양학회).
그때 느낀 건, 제철 음식이라는 게 별게 아니라는 겁니다. 좋은 재료를 제때 골라서 간단하게 조리하는 것, 그게 전부였습니다. 어머니가 가르쳐준 것도 결국 그 단순한 원칙 하나였고, 지금도 저는 9월만 되면 시장에서 고등어를 집어 들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등어 제철이 정확히 언제인가요?
A. 일반적으로 9월부터 11월 사이가 고등어의 제철로 꼽힙니다. 여름 동안 충분히 먹이를 섭취하면서 지방을 축적한 뒤 수온이 내려가는 가을에 살이 가장 오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부산에서 자라면서 경험한 것도 정확히 이 시기였는데, 시장에 나가면 유독 살이 통통한 고등어가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Q. 국산 고등어와 수입산 고등어는 어떻게 구별하나요?
A. 등의 물결 무늬 굵기로 구별합니다. 국산은 무늬가 가늘고 청색에 가깝고, 수입산은 무늬가 굵고 청옥색 빛이 강합니다. 시장에서 처음에는 저도 헷갈렸는데, 이 차이를 알고 나서부터는 꽤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고등어를 자주 먹으면 혈관 건강에 실제로 도움이 되나요?
A. EPA와 DHA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혈액 흐름을 개선하는 데 관여하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사실입니다. 다만 고등어 하나만으로 혈관 건강이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전반적인 식습관과 함께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경험상 건강 검진 수치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을 때, 고등어를 식단에 꾸준히 포함한 것이 작은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Q. 고등어 구울 때 소금을 미리 뿌려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A. 소금이 삼투압 작용을 통해 고등어 살 속의 수분을 밖으로 끌어내기 때문입니다. 수분이 빠지면 살이 단단해지고, 구울 때 기름이 고르게 배어나오면서 고소한 풍미가 살아납니다. 이걸 모르고 바로 구우면 살이 물러지거나 겉만 타는 경우가 생기는데, 저도 여러 번 실패한 뒤에 이 방법을 제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결론
가을이 되면 저는 여전히 고등어가 먹고 싶어집니다. 어릴 때는 그냥 맛있어서 먹었고, 지금은 이유를 알고 먹습니다. EPA와 DHA가 혈관과 뇌에 좋고, 셀레늄이 면역력을 높여주며, 칼슘이 뼈를 단단하게 해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이유보다 제게 더 강한 동기는 결국 어머니가 구워주시던 그 냄새입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하나입니다. 9월부터 시장에 나가 살이 오른 고등어를 한 마리 사 오십시오. 집에서 1시간 소금 간 후 센 불에 노릇하게 굽고, 무 조림 하나 곁들이면 됩니다. 이 단순한 식탁이 제가 오랫동안 기억하는 가을의 맛이었고, 알고 보니 꽤 근거 있는 건강 식단이기도 했습니다.

